순수와의 대화

어느 날, 난 오늘도 상쾌한 아침을 위하여 컵라면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타블렛을 살 돈이 없어서 구경하지도 못하고 아침부터 컵라면이나 먹는 그런 가난한(?) 학생이었다.

"저기요..."

어디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이상하다 지금 이 집에는 '나밖에 없는데...'

"헉!"

뒤를 돌아보니 왠 귀엽게 생긴 꼬맹이가 손가락을 빨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진짜 귀엽게 생겼네...자세히보니 왠지 옛날 앨범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어렸었던 나와 비슷하게 생겼다.

"사랑은 돌고 도나요?"

뭐냐, 저 어이없는 질문은 아무리봐도 세살박이 정도밖에 안되는 놈이 사랑타령을 하다니, 이제 막 20대가 된 나도 사랑에 대해 생각조차 안 하거늘... 뭐, 어쨌든 잘 구슬리고 타일려서 집에 돌려보내야겠다.

"사랑은 돌고 돈단다."

헉! 내가 어린아이한테 무슨 말을 하는거야... '사랑은 변하지 않는단다, 꼬맹아' 라고 말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파출소에 데려갈려고 했는데?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어. 사람이 돌고 도는데, 사랑이 돌고 돌지 않겠어?"

으아아아악! 머냐 왜 내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이 그냥 입에서 술술 나오는거냔 말이냐! 뭐냐, 이 꼬맹이는 독심술이라도 배웠나? 아니면 정말 이 세상에 마법이 있는거야? 응? 왜 내 속마음이 그냥 술술 나오는거냐구! 그러고보니 이 꼬맹이 어디서 들어왔지... 난 분명히 문단속을 철저히 한단말이다!!!

"정말인가요?"

꼬맹이는 놀란 큰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는 듯이 쪽쪽 빨던 손가락을 입에서 빼고 손으로 침을 닦았다.

"정말... 사랑이 돌고 도나요?"

아까와 같은 똑같은 질문. 난 이번에 정말 '사랑은 변하지 않는단다 꼬맹아'라고 말할려고 하였다. 그러나 내 입에서는...

"역시 아직 어리구나, 정 그렇게 못 믿겠으면 그럼 그렇게 한 번 믿고 살아봐라. 그렇게 믿어서 상처받고 이리치이고 저리치여서 찌그러지고 자빠져서 땅이 꺼져라고 울고 그러다가 우연한 만남에 실실 웃어보면 뭔가 아릿한 것을 얻을꺼야."

하아, 내가 정말 미쳤나? 이딴 꼬맹이한테 내 속마음을 시원하게 다 말하다니... 뭐냐 이 꼬맹이는 진짜? 난 문단속 철저히 하는데... 우리집 문단속만큼마냥 단단하게 내 마음의 문단속도 철저한단말이다! 왜 이딴 꼬맹이한테 무너지는거지... 내가! 내가 왜...

"아니에요... 아니에요... 사랑은 변하지 않아요. 변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흐에에에엥!"

내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꼬맹이는 울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조금 전 내 말처럼 찌그러지고 자빠져서 울기 시작했다.

"..."

푸핫, 내가 정말 미쳤나보다. 이번에도 '사랑은 변하지 않아'라고 말할려고 했는데 입에서 아무 말도 안 나온다. 아무래도 이제 인정해야겠다. 난 지금 사랑타령하는 발랑까진 세살박이한테 무너졌다.

"지금은 그렇게 믿는 게 좋을꺼야... 하지만 언젠가는 후회하겠지."

난 또다시 꼬맹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나서 손수건을 꺼내 꼬맹이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러자 꼬맹이는 내 손길이 싫은지 내 손을 그 작고 여린 손으로 치며 더 서럽게 울었다.

"사랑은... 사랑은 변하지 않아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만날 수 있었단 말이에요!"

뭐...뭐냐? 무슨 소리지? 어이, 사랑타령 꼬맹이!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란 말이다!

"변하지 않아요! 사랑은 변하지 않아요! 당신은 내가 여기 어떻게 왔는지 모르죠? 당신은 왜 나에게 속마음을 터놓는지 모르죠? 난 당신의 순수란 말이에요! 그래서 순수를 믿고 있던 당신에게 난 찾아갈 수 있었고, 당신은 순수인 나에게 속마음을 털 수 있었어요! 난... 난... 당신의 속마음이 순수를 믿을 줄 알았는데... 당신을 찾아갈 수 있을정도로 당신은 순수할 줄 알았는데..."

"짝!"

그 말에 난 꼬맹이의 뺨을 때리고 사악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봐, 꼬맹이?"

...

"난 이제 순수를 믿기엔 글렀어. 알아들어? 이제 변하지 않는 사랑을 믿기엔 이미 늦었다구... 내가 순수를 찾았다고? 순수를 믿고 있었다고? 그래, 그랬어! 한 때는 그렇게 믿었어! 그것하나만 믿고 달려가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서 또 달려가다 쓰러지고! 그러길 반복하다가 이제는 지쳐 쓰러졌다고! 그래서 이제 그딴 것들을 잊고 버렸단다. 한참 오래전에 그랬단다, 이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아."

꼬맹이는 울음을 그쳤다. 그리고 두려운 눈으로 날 올려보았다. 그 큰 눈을 보고, 너무나도 맑고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 난 경멸하기 시작했다. 마치 더러운 오물을 보는 듯이...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어."

"그렇군요. 당신은 변했군요."

꼬맹이는 조금의 울음성이 섞이지 않은 너무나도 무표정한 말을 하였다.

"순수를 믿었던 당신은 역시 변했어요. 직접 찾아가길 잘한것 같네요.큭큭큭..."

꼬맹이는 꼬맹이답지않게 찌질거리지 않고 자조적인 웃음을 띄었다.

"당신이 그렇게 만나고싶고 갈망하던 순수를... 저를... 마치 쓰레기처럼 여기시다니... 큭큭큭! 역시 당신은 변했어! 이제 당신은 나따위를 믿지 않겠지?"

꼬맹이는 점점 뿌옇게 구름처럼 뿌옇게 흐려지더니 연기처럼 흩날리기 시작했다. 사라지는 건가? 나의 순수라고 하던 그 꼬맹이가 사라지는건가? 내가 이제 순수를 믿지않기 때문에 사라지는건가? 가라! 사라져라! 이제 너따위는 믿지 않아!

결국 이제 너무 뿌옇게 흐려서 보이지도 않게된 꼬맹이, 순수... 난 순수에게 작별을 고했다. 꺼져라! 내 눈앞에서 사라져 버려라! 더는 내 눈앞에서 나타나지 말아라!

"...!"

꼬맹이는... 순수는... 사라지지 않았다. 순수는 뿌옇게 흐려지면서 점점 커져갔다. 그러더니 점점 구체화되더니 나와 똑같은 크기에 똑같은 모습... 지금의 나와 너무나도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 내 눈앞에 서있었다.

"그렇다면 저도 변해야겠죠?"

순수는 나와 똑같은 잔인한 미소를 띄웠다. 그리고 내가 때린 곳과 똑같은 곳에 똑같이 내 뺨을 때렸다.

"짝!"

"더러운 오물같은 당신을 위해 한마디만 할께요. 사랑은 변하지 않아요."

이... 이 꼬맹이가!

"뿌우우우우우우웅!!!"

가스레인지에 올려놨던 주전자에서 연기가 뿜어져나왔다. 순수는 그 연기에 맞으며 조금의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뭐지, 내가 환상을 본 건가... 아니면 정말 순수를 본 건가...

"내가 미쳤지. 헛것이나 보고말이야... 컵라면이나 먹어야겠군."

by 화이트골렘 | 2007/11/30 22:29 | 심각한 화이트골렘 | 트랙백

마(魔)를 물리치는 사람들 1화-(1)

제1화 달빛이 비치는 다리 위에서

 

 

"달칵달칵."

 

어두운 밤, 커다란 저택안을 돌아다니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마치 전설속이나 이야기속에서 나오는 마법사처럼 몸 전체를 뒤덮는 회색의 로브에 오른손에는 손목길이의 지팡이를 쥐고있었다.

 

"헬 메이드라..."

 

소년은 알 수없는 말을 꺼내며, 그의 키보다 몇배나 되는 책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더니 책을 한 권 꺼내었다. 소년이 꺼낸 책은 바로 '마계의 존재들'. 그는 그 책에 붙어있는 작은 먼지를 손으로 툭툭 쳐내고는 어떤 페이지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헬 메이드
지옥의 메이드라 불리는 상위 악마족의 수발을 들어주는 존재. 마계에서의 그들의 존재가 마치 지상세계의 메이드와 역할이 같아서 그렇게 불려지기 시작했다. 헬 메이드라는 존재는 전부 여성체에 예쁜 얼굴에 날씬한 몸매를 지녔으며 목소리까지 고왔다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마계의 존재들이 헬 메이드를 취하고 싶었으나, 헬 메이드의 힘은 일반 악마를 죽여버릴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취하지 못했으나, 어느 한 상위 악마족이 그 존재들을 취하기 시작했고, 다른 상위 악마족이 그것을 보고 전격적으로 헬 메이드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헬 메이드란 종족은 상위 악마족의 소유물처럼 되어버렸고, 헬 메이드의 존재 여부가 상위 악마임을 상징하기 시작했다. 그 존재의 특징은 머리에 돋아난 양뿔과 어깨에 돋아가는 악마의 날개, 그리고 엉덩이에 나오는 악마의 꼬리이다.

 

"...한마디로 그냥 마계에서 평범한 치한을 물리치다가 힘센 놈들한테 걸려 어쩔수 없이 메이드가 된 종족이군."

 

소년은 헬 메이드란 존재를 그렇게 정의하며 책을 덮었다. 그리고 책을 제자리에 꼽고 지팡이를 굳게 잡더니, 입가에 미소를 살짝 띄었다.

 

"그럼 그 헬 메이드라는 존재를 만나러 가볼까?"

 

 

 

달빛이 비치는 부산대교, 달빛의 은은한 빛과 부산대교 특유의 붉은 빛이 어울려지는 이 운치있는 곳에서 한 여인과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시간이 상당히 늦은 시간인지 이 큰 다리 위에 차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그 고요한 곳, 그러면서도 은은한 아름다움이 퍼지는 곳에

 

"우리... 이제 그만 헤어져..."

 

남자가 여인에게 작별의 인사를 건냈다.

 

"난 니가... 해달라는 거 다 해주지는 못 했지만... 니가 원하는 거 다 해주지 못했지만... 난 너를 위해 최선을 다 했어..."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한 숨을 쉬더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피웠다. 그리고 등을 돌리며 다리 난간에 몸을 기대며 바다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너는 날 어떻게 대했지? 우리 사귄 지 1년이 지났는데도 키스 한 번 못해봤어... 그래, 내가 너한테 잘 해주지 못해서 그렇다고 쳐! 하하하! 그런데... 넌 날 한번이라도 안아준 적 있냐? 외로워서 술 마시고 너한테 기대려할 때도, MT에 가서 널 보려고 할 때도, 심지어 우리... 우리.... 단 둘이 여행을 갈 때도..."

 

남자는 그 때가 생각났는지, 너무나도 외로운 눈으로 바다를 쳐다보았다.

 

"너는 나를 뿌리치고 도망갔어..."

 

"그... 그건..."

 

묵묵히 남자의 말을 듣고 있던 여인이 스커트를 양손으로 부여잡았다.

 

"이... 이유가 있어서 그래..."

 

"그래, 도데체 무슨 이유 때문에 매번 날 버린거냐! 매번 왜 외롭게 놔두냐구...."

 

"그건... 그건 말이지..."

 

"됐어, 말도 안돼는 변명은 이제 듣기 싫어. 니가 인간이 아니라는 말도 안 돼는 변명은 이제 지겨워, 듣고 싶지 않아!"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이제는 끝낸다는 듯이, 굳은 결심을 한 듯 여인에게 다가갔다. 그 후,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더니 여인의 옆에 있는 다리 난간에 올려 놓고 뚜벅뚜벅 여인을 지나쳐 부산대교의 끝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여기 차비 놔두고 가니까... 택시 오면 타고 가라, 나 이제 간다..."

 

"아아..."

 

여인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갔다. 여인은 점점 멀어져 가는... 그의 등을 보며 눈물때문에 흐려서 보인다고 자위하였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그는 떠나려고 하고 있다. 여인은 정신을 차리고 그의 등을 향해 뒤쫒았다. 그가 평소에 보여주던 웃음과 다르게 너무나도 다른 남자의 큰 등을 향해 그녀는 달렸다. 사랑하였다. 그를... 사랑하였다.

 

'죽이고 싶어!'

 

"...!"

 

어디선가 섬뜩하고 낮은 여인의 한맺힌 소리가 들리며 그녀는 공포를 느끼며 멈칫하였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그를 놓친다. 이제 놓칠 수 없다... 달려가서 그를 이번엔 안아줄 것이다.

 

'그래 너무나도 사랑해서 그의 심장을 빼내고 씹어버리고 싶어!'

또 어디선가 들려오는 섬뜩한 목소리. 여인은 이 목소리를 떨쳐내고 그를 잡으려고 하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래! 사랑하는 그를 너를 위해 죽여버리는 거야!'

 

"..."

 

그 말. 저 목소리때문에 여인은 달리는 것을 결국 멈추었다. 여인은 안다... 저 목소리가 어디서 들려오는 것인지. 그것은 자신의 깊은 마음 속, '헬 메이드'라는 종족의 본성에서 우려저나오는 살육의 목소리였다. 실제로 저 목소리때문에 여인은... 사랑하는 그를 죽일뻔 한 적이 많았다. 그가 술 취해서 기대었을 때, 여인은 그의 목을 졸라 죽일 뻔하였고, 그가 MT에서 몰래 나와 그녀를 만났을 때, 여인은 그를 산 밑으로 밀어버렸다. 그리고 그와 여행을 갔을 때, 그를 너무나도 죽이고 싶어서 미치기 직전에 도망쳐 나왔다. 항상 그가 가까워질려고 할 때마다 여인은 그와 떨어져야만 했다.

 

"아아..."

 

여인은 다리 위에 축 쳐저 앉아버렸다. 어찌보면 이대로 헤어지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그랬다. 아직도 여인은 그를 사랑하는 만큼 그를 죽이고 싶었다. 그가 진정으로 행복해질려면... 아니 죽이지 않기 위해서라면 이대로 그와 헤어지는 게 나았다.

 

"...나는 왜 인간이 아닌거야!"

 

여인은 너무나도 아름답게 빛나는 달빛을 보며 절규했다. 여인의 절규가 하늘과 다리 위를 휘저어갈

때, 마침 남자가 놔두고간 만원이 밤바람에 날아가버렸다.

 

 

 

"어라, 이상하다. 방금 어둠의 기운을 느꼈는데?"

 

조금 전, 저택에서 나왔는지 회색의 로브를 입은 소년이 부산대교 위를 거닐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를 찾는 듯,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어떤 소녀가 보였다. 다리 건너편에 있는 소녀가 보였다. 소년은 활짝 미소를 띄우며 다리 건너편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치즈, 그 헬 메이드가 어디있는지 알아봤어?!

 

"저도 이 근처에서 어둠의 기운을 느꼈는데... 여기서 끊겼습니다. 마스터."

 

소년의 외침에 다리 건너편에 있던 소녀, 치즈가 소년을 향해 걸어갔다. 그 소녀는 검은색 양갈래 머리에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얼핏봐도 간편한 복장이었는데 특이하게도 그녀의 허리춤에는 이상하게 생긴 나무막대기가 있었다.

 

"그리고 제 이름은 철화이지 치즈가 아니랍니다."

 

"이미 주위에서 치즈양으로 불리고 있잖아?"

 

"그... 그건... 애들이 여자이름이 머 그러냐고 해서... 제가 치즈를 좋아한다고 하자... 치즈라고..."

 

"시끄럽고 빨리 헬 메이드나 찾아보..."

 

소년은 치즈에게 머라고 말할려는 순간, 무언가를 느낀 듯이 눈을 지긋이 감았다. 그리고 부산대교 아래쪽으로 시선을 옮기며 씨익 웃었다.

 

"저기에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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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아직 못 그리겠더군요... 하하하 -_-; 큰일났네

by 화이트골렘 | 2007/11/29 11:14 | 골렘의 소설 | 트랙백

그림1





나머지 두장은 언제 다그린담;

by 화이트골렘 | 2007/11/24 12:33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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